일기장/2023

3월 12일 - 벌써 3월

2023. 3. 12. 17:24

대학원

 

3월 5일 일요일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4개의 대학원 결과가 나왔고, 현재는 발표 나온 곳들보다 컴퓨터 사이언스로 더 좋은 랭킹을 가지는 University of California - Berekely와 Cornell University, University of Illinois - Urbana Champaign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UCSB, UCD, University of Minnesota - Twin Cities에도 지원했지만... 얘네는 팻쓰해본다.)

지원을 10개나 했다니. 스스로 언빌리버블. 혹여 아무 곳에도 붙지 않을까 봐 불안했었다.

 

Master of Engineering은 취업 중심 석사 프로그램으로서 프로그램 길이와 커리큘럼에 대해 Master of Computer Science와 같은 일반 석사에 비해 제한적이다. 삶을 편하고 느긋하게 천천히 살아가고 싶었던 엘리콩은 이게 조금 부담이 되지만... 아무래도 현재로서는 UCLA MEng >> USC MCS인 것 같다.

 

그래... 여유를 가지는 것은 좋지만 열심히는 살아야지. 고여있는 물은 썩는다고 했다. 아직 만 25살인데 벌써 썩을 수는 없지. 이번 미국 출국 전 + 취업 후에 더 느긋해져 보기를 계획해 본다. 

 

 


인턴십

 

회사에서 처음으로 금요일에 30분짜리 발표를 했다. 긴장해서 말도 너무 빨랐고, 피피티 자료에 오타도 있었다. 분명 그 외에도 부족한 점이 많았을 것 같은데 당일에 피드백을 여쭤볼 걸 그랬다. 다음에 수석님과 점심 같이 할 때 여쭤봐야지...

무튼 지금까지는 선형/비선형 최소자승법 구분 + 비선형 문제를 최소자승법을 통해 푸는 방법에 대해서 공부했는데, 이제는 칼만 필터에 대해 한번 알아보라고 하셨다. 사실 아직 선형/비선형 최소자승법 공부 및 정리가 제대로 끝나지 않았는데, 오늘 조금 봐야겠다. 

 

공부를 제대로 하는 연습을 하려고 노력 중이다.

제대로 이해하기. 이해한 거 정리해 보기. 제대로 알고 있기 때문에 (혹은 알았었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나에 대한 자신감 채워나가기.

 

 


이모저모 

 

수요일엔 감이랑 저녁을 같이 먹었다. 막걸리 한두 잔을 거의 처음으로? 먹어봤는데 맛있었다... 감이 활동적인 취미 하나를 시작해서 열심히 파고 있는데 보기 좋았다. 금요일에 하기로 한 발표로 긴장을 좀 하고, 목요일부터 밥을 제때 잘 챙겨 먹지 않았더니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다. 금요일, 토요일 내내 소화제를 먹었다. 무튼 금요일에 칼퇴를 하고 (3시에 발표 끝나고 6시까지 아무것도 안 함 ㅎㅅㅎ) 강남으로 넘어가 대학교 친구들 3명을 만났다. 피자 + 파스타를 조지고 자리를 옮겨서 맥주 좀 마시다가 인생 네 컷을 찍고 헤어진 다음, 근황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새벽까지 당일 개봉한 더 글로리 시즌2를 조졌다. 술을 안 먹고 하는 대화가 참 좋다. 상대방이 진짜 궁금하고 상대방과 진짜 대화를 하고 싶으면, 술을 먹어도 조금만 먹는 게 맞는 것 같다. (적어도 술을 잘하지 못하는 나에게는 그러하다.) 술을 먹으면 안 그래도 구름이 끼어있는 내 머리가 머리 역할을 하지 못한다. 후에 무슨 대화를 했는지는 당연히 기억도 잘 안 나고.

 

토요일은 예약해 둔 안과와 피부과에 갔다가, 예쁘고 넓은 카페에서 더 글로리 한편을 더 보고, "귀멸의 칼날: 상현 집결, 그리고 도공 마을로" 영화까지 조졌다. 지난 극장판 무한 열차처럼 새로운 내용을...? 기대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서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미뤄왔던? 일들을 포함해서 많은 일을 해서 좋았다.

요즘 시력이 안 좋아졌고 눈이 엄청 피로하다고 느껴졌었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50분 앉아서 스크린을 봤으면 10분 동안은 몸을 움직여줘야 몸이 순환이 되고, 눈이 스스로 눈물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눈이 덜 피로할 거라고 조언해 주셨다. 나는 움직이는 걸 귀찮아해서 웬만하면 절대 안 움직였는데, 앞으로는 내 몸과 눈 건강을 위해서 일부로 좀 움직여보려고 한다.

저녁에는 송경단을 만나 주꾸미를 먹었는데 진짜 왕 맛있었다. 또 갈 거야. 쭈꾸미 안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좋아한다 (이제는). 자리를 옮겨서 친구들은 맥주, 본인은 탄산수 2병을 조졌다. 탄산수 최공. 집에 와서 새벽 4시까지 더 글로리 시즌2를 끝내고 잠에 들었다.

 

그리고 오늘인 12일 일요일, 비가 오는 날 서울까지의 운전이 무서웠던 초보 운전자는 버스를 타고 피티를 받으러 다녀왔고 지금은 카페에 앉아서 여유롭게 이 일기를 쓰고 있다. 월요일 점심시간에 은행에 가서 신권을 좀 뽑아와야겠다. 아빠, 엄마, 외할머니께 첫 월급 선물을 드리려고 했는데 아직도 못 드렸다. 아빠를 위한 핸드폰 케이스와 엄마를 위한 와치 스트랩도 사야 하고, 셀리나와 여행 계획도 짜야하고, Max에게도 이메일을 보내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하고. 바쁘다! 우선 오늘은 선형/비선형 최소자승법에 대해 정리를 좀 하고, 부모님과 같이 저녁 식사를 하고 빨래를 조지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려고 한다. 이번 주는 오늘 배운 스트레칭과 운동 딱 2개를 열심히 해보기를 목표로 해본다. 

 

어느새 3월 중순이다. 어제와 그제는 22도까지 올라갔다. 점심시간에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날씨를 즐기러 밖에 나와있는 모습을 봤다.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곧 예쁘게 피어날 꽃들이 기대되었고, 아이오와에서의 맑은 날들도 떠올랐다.

무튼 시간이 너무 빨라서 정신 차리고 살지 않으면 눈 뜨고 코 베이듯이 금방 한 살 더 먹겠다.

조금 더 편하게 숨 쉬고 다채롭게 살기 위해 노력해야지! 모두들 힘내서 행복하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