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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23

8월 27일 - 첫 3주가 지나고

너무 바빴다. 근데 좋게 바쁘다기보단 잘못된 우선순위로 인해 정신없었다.

일단 학교 프로그램 오티가 7일 월요일이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랑 만나고 대화해 본 건 처음이었다.

 

장장 2주 동안 한 22살의 프남에게 거의 난생처음으로 이상한 짝사랑의 감정을 느끼며 시간 및 감정 소모를 했다. 7일에 만나고 10일과 11일 고작 이틀 저녁에 같이 논게 다였는데,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나라에서 온 미지의 사람, 생각조차 보지 못한 상대에서 느끼는 감정은 더욱 크고 신비로웠다. 요동치던 내 감정의 파도가 무색하게, 18일 금요일 다른 프랑스인들의 housewarming 파티에 가서야 다시 볼 수 있었다. 그 전의 2.5일과는 정반대로, 하지만 그 2.5일 이후와는 일관되게 그는 나에게 딱히 큰 관심이 없었다.

 

다음 날 19일에는 뱅커 친구와 커피를 마시고 학교를 조금 구경하다가 전등 중고 거래를 하고 로라를 만나러 스탠포드에 갔다. 가는 길에 셀리나와 통화하며 정신이 나의 근황을 전하고, 로라랑 만나서는 근황 및 우리의 문제점들과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등의 인생에 대한 태도를 논하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20일 일요일에 트레인을 타고 내가 사는 곳으로 돌아왔는데 무려 3시간이나 걸렸다 ㅎㅅㅎ... 그래도 처음 탄 칼트레인과 바트였는데 생각보단 무섭지 않았다. 이사를 도와주려고 했었지만 내가 도울 수 있던 시간에 과제에 치였던 그와 마지막 식사를 하고 그를 샌프란으로 보냈다. 이후에 같은 프로그램에 있는 사람의 rooftop 파티에도 잠깐 다녀왔다.

 

다음 날인 21일 월요일에는 부트 캠프 수업 하나를 같이 들은 세 명의 친구들과 학교 gym에서 하는 이벤트에 다녀왔고 오후에는 집 정리를 하며 혼자 시간을 보냈다. 마음이 꽤나 편해진 시간이었다. 화요일에는 오티에서 만난 친구 두 명이랑 커피를 마시고 로라가 친구랑 놀러 와서 셋이 같이 맛있는 버거와 맥주를 마시면서 놀았다. 수요일에는 백준 센세와 점심을 함께하고 (굉장히 반가웠다용) 잠깐 같이 학교를 구경한 뒤 몇 명의 학교 친구들과 이벤트에 참가해 공짜 인형을 얻었다. 날씨가 너무 더웠어서 누구보다 빠르게 먼저 녹초가 된 나는 집에 가서 쉬었다. 그리고 24일 목요일, 가을 학기의 첫 수업이 시작되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려고 했는데, 적응이 눈곱만큼도 안 되었던 나는 아침 8시 수업에 졸았고, 하루종일... 피곤했다... 그렇지만 저녁에는 또 참지 않고(?) 비싼 돈까지 주고 속눈썹 연장도 받으러 다녀오고, 다른 친구의 초대에 응해 rooftop 파티에도 갔다. frat 파티에도 참가하고 싶었지만 그렇게는 못했다. 진짜 뽀로로냐고... 적당히 해 제발. 무슨 우선순위가 아예 거꾸로 되어있어. 금요일에는 또 집에서 게으름 피우다가 바트를 타고 Monroe SF라는 클럽에 가서 놀다가 Westwood SF에도 들렀다. 26일 토요일 점심이 돼서야 프남을 다시 볼 수 있었는데, 세상에서 제일 빠른 점심을 함께 했다. 정말 내 할 일을 하면서 내 삶을 살아야겠다고 느꼈다. 집으로 돌아와서 짐을 싸고, 인생 첫 kayaking을 했고, 집 가서 후딱 샤워한 후 claire의 housewarming 파티에 갔다. 그리고 오늘인 27일 일요일, 사람을 만나는 계획이 없는 것이 계획인 오늘,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있다.

 


 

무튼 3주 동안 매력적인 사람들이 정말 많이 만났다. Kelly, Magnus, Diya, Ishna, Amir, Clea, Ameera, Enrico, Chan 등. 이런 좋은 사람들에게 나 또한 매력적이고 싶고, 이들과 더 좋은 관계를 형성해 나가고 싶기 때문에, 나를 성장시는데에 집중하려고 한다. 프로그램 시작하고 3주가 흐른 지금 "중요한" 나의 다짐을 아래에 공유해 본다.

 

1. 어떠한 걸 공유하며 깊은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역사 공부를 하고 뉴스를 봐야겠다. 나의 영어 실력이 기본적인 대화까지는 된다면, 이제 더 깊은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배경 상식이 필요하다. 적어도 얘네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는 알아야 코멘트를 하지 않겠는가. 내 특성상 모르는 얘기면 귀가 닫히는데, 이게 더 깊은 대화, 나아가서 더 깊은 관계를 형성하는 데에 크나큰 장애물이 되는 것을 느꼈다. 역사 공부를 하고, 뉴스를 보자.

 

2. 부족함을 받아들이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너의 첫 번째 우선순위를 챙기자. 다 잘하려다가 스트레스받고 포기하지 말자. 하나도 제대로 하기 힘든데, 넌 항상 욕심은 욕심대로 많아서 2번, 3번, 4번까지 하려고 들고, 또 모든 거에 내 전부를 쏟아붓지 못했음에, 불만족스러운 결과에 더 스트레스 받아왔다. 덜 중요한 것은 일단 치우고, 제일 중요한 것 하나, 취업에 집중해 보자. 일을 시키고 싶은 사람이 되자. 귀를 열고 피드백을 받아들이고 respond 하자. 성장하자. 완벽을 추구하지 말고 그냥 하자.

 

3. 너의 감정에 대해서. 새로운 것에 대해 궁금해하고, 가질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가질 수 없어 보이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것 좋다, 괜찮다. 하지만 그것을 쟁취하려면 너 본인이 먼저 우뚝 서있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쟁취하려는 것은 좋지만, 너 스스로가 먼저 온전해야 이 배틀에서 싸울 수 있고, 이길 수 있는 것이다. 먼저 우뚝 서자. 먼저 건강하고 온전한 삶을 행복하게 살아나가는 한 사람이 되자.

 

 


 

아침 8시 수업은 이번주 안에 드롭할 것이고, register 한 2개의 수업에 집중하려고 한다. 최대한 내가 듣는 수업들에서 배우기 위해, 숙제와 예습을 잘해가려고 한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취업을 목표로 하는 이상, 스스로 생각을 하고 문제를 설명하고 푸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네가 이걸 이겨낸다면 오랜 기간 동안 잃어버렸던 너의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을 안다. 나이를 똥꼬로 먹지 말자. 네가 이번에 만난 멋있고 매력적인 친구들은 어리고, 똑똑하고, 열정적이기까지 하다. 너도 그런 매력적인 불꽃같은 삶을 꿈꾸지 않았니.

 

밤 9시에 자고 아침 6시에 일어나는 건강한 루틴을 가져보려고 한다. 아침에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고 이걸 루틴화시켜서 에너지 소모가 줄어들게 할 것이다.

오늘은 미뤄왔던 집안일과 숙제를 하고, 내일 있는 인터뷰를 준비하고, 리트 코드 숙제를 하고, LLM chatbot을 어떻게 테스트할 것인지에 생각을 해보자. 운동을 하고, 혼자만의 행복한 시간을 보내자.

괜찮다. 할수있다. 네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 너를 조금씩, 성장시키는 것에 집중하자.

 

 


 

Capstone Project: Simplr (LLM + ML)

LLM chatbot을 어떻게 테스트할 것인가?

Fast enough, smart enough, knowledge gap (how to find these gaps, before releasing the bots)

 

COMMUNICATIONS FOR ENGINEERING LEADERS

내가 이 수업을 들어도 되나? 이메일 보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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