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2022년 8월 30일에 대한 글이다.
@@@ SDE New Grad 파이널 인터뷰를 보았다. 너무 긴장했는지 보고 나서 하루 종일 두통이 있었다. 긴장하면 숨을 참는 버릇이 있어서 그런지 technical 인터뷰가 있을 때마다 매번 두통이 찾아온다. 준비할 시간이 무려 한 달이나 있었는데 준비도 잘 못했고 인터뷰도 잘 못했다. 이제까지의 내가 스스로에 대해 충분한 자신감과 확신을 갖지 못한 것은, 스스로 deserve 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운 좋게 얻어걸린 것들이 많았기 때문인 것도 있어서, 정말 진심으로 당연한 일이고, 심지어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번 인터뷰를 떨어진 데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1. 코딩에 대해서: 시간제한 및 pressure가 있는 상황에서 문제에 집중하고 푸는 연습을 하지 않음
20분이라는 시간 동안 문제를 이해하고,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인터뷰어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구현 및 optimize를 하려면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한데, 나는 너무 무섭고 불안해서 생각 자체를 할 수가 없었다... 코딩 문제들의 난이도는 정말 괜찮았는데,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며 멘탈이 나가버린 이 몽총이는 어떡하지를 제외하고는 그 어떠한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여기에는 자신감 문제가 크다. 이는 더 많은 문제 풀이와 더 많은 인터뷰 경험으로 보면 극복할 수 있는 일인데, 내가 충분히 연습하지 않았고, 그걸 알기에 발 저려 더 무서워했다.
2. @@@에 대해서: 말을 더 간결하게 해야 함
STAR 포맷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내 대답들은 너무 장황했던 것 같다. 경험은 없는데 대답은 해야 했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는데, 그들은 생각보다도 더 정리된 대답을 원했다. 그들이 한 두줄로 정리해서 메모해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엔 간결하게 STAR 포맷으로 대답하고, 부가 질문을 받으면 살을 붙여야 하는 것 같다. 말을 잘 못하는 나는 이게 너무 어려운 게, 내 딴엔 다 중요한 것 같아서 ㅠ.ㅠ... 내 말 다 중요해! 중요하단 말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미국인들도 이 인터뷰 준비할 때 대부분 글로 써서 연습한다고 했다. 그럼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고 말도 잘 못하는 나는 두 번 써보고 두 배로 준비해야 하는 게 맞지 암암.
나는 그 회사의 그 포지션에 deserve하지 않았다. Final Round 인터뷰 기회가 주어졌던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음엔 꼭 붙어야지! 이거 이거 한번 떨어진 이상 꼭 붙어야겠어 ^.^ 5년 안에 (ㅋ 생각보다 먼 미래) 다시 보자 @@@ 씨.
2년이 지난 2024년, 바로 지난 주 8월 21일에 다시 @@@ SDE New Grad 파이널 인터뷰를 볼 기회가 주어졌다.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ㅡ백준 오빠, @@@에 다니시는 백준 오빠 여자친구분, @@@에 다니시는 백준 오빠 친구분, 조나딴, Nvidia 다니는 조나딴 룸메이트, 최근에 @@@ SDE 합격한 조나딴 친구분, 서로 mock interview 해주는 친구들 등ㅡ 꽤 열심히 준비했고, 인터뷰 일주일 이후인, 8월 27일에 합격 통보를 받았다.
사실 본인은 까먹고 있었지만, 작년에 조나딴과 처음 만났을 때 그에게 했던 얘기가 있었다. 굳이 @@@에서 일을 하고 싶은 건 아닌데, @@@ SDE 오퍼 레터는 받아보고 싶다고. 목표는 대학원 졸업 후에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SDE로 취업을 하는 것이지만, 구체적으로 특정 회사 관련해서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 SDE 오퍼를 받아보는 것일 거라고.
와. 내가 26년을 살면서, 내가 뭔가를 원하고, 그걸 위해서 노력하고, 그걸 이뤄낸 적이 과연 있었던가?
항상 뭔가에 발을 걸치고 해오긴 했지만, 내가 진심으로 뭔가를 바라고, 그것에 대해 꽤나 노력하고, 그렇다 할 요행 없이 그 결실을 맺어낸 적이 있었던가?
오늘이 저 오퍼 레터를 받은지 3일째 되는 날인데, 아직까지도 나는 무슨 고장 난 것 같다. 기쁜데, 이게 뭔가 느껴본 적 없는 느낌이라 고장이 난 느낌이다. 내가 여전히 꽤나 싱숭생숭할 때에, 서로 mock interview를 봐주면서 취업/이직을 준비해 오던 친구들이 (Kyle, Jayesh, Richa) 너 노력 많이 했다고, 진짜 deserve 하다고 말해줬다. 힝...ㅠ.ㅠ 아래 문자의 Kyle이라는 친구는 이번에 Meta로 이직을 성공한 경력직 Interview Master이다. Jayesh는 나랑 비슷한 recent master graduate였고, Richa는 master 졸업 후 3년 간 빅테크를 휩쓸었지만 결국 H1b 추첨에 떨어져서 결국 인도로 돌아가게 된 친구이다. 이 여정을 통해서 좋은 친구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기쁘다.
사랑하는 나의 부모님과 언니도, 지금 다 이미 다른 주에서 일을 시작한 몇몇의 친구들도, 한국에 있는 친구들도, 조나딴의 친구들도 진심으로 많이 축하해 줬다! 이 글에서 언급한 모든 분들을 비롯해서 대학원 Referral을 도와주신 분들에게도 이 소식과 함께 감사의 말을 전했다. 특히, 아직 제대로 전하지 못했지만 언니와 부모님께 제일 감사하다. 항상 느껴왔지만 새삼스레 한번 더 우리 부모님이 우리 부모님이어서, 나의 언니가 우리 언니여서 너무나 감사했다. 언제나 알고 있지만, 세상에서 내가 제일 사랑하는 우리 가족 덕분에, 취업과 관계없이 나는 항상 너무나도 행복한 사람이었고, 지금도 그러하다. 너무 감사하다. 가끔씩 나의 예민함을 견뎌야 했던 조나딴에게도 고맙다.
Offer Letter를 받고 나서
1. LeetCode를 잠시 쉬어도 됨. 기쁘다.
2. Referral을 위해서 random people에게 메세지들을 보내는 것을 멈춰도 됨. 기쁘다.
3. 열려있는 15+개의 Job Description 탭들을 이제 그만 닫아도 됨. 감격스럽다.
4. 이제 나도 돈을 벌 수 있따!!!! :O 엄청나다!!!!!
5. 내 역량에 대한 불신, 두려움?은 여전하다. 아무래도 신입으로써 시작도 전에 자신감이 뿜뿜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일을 배우고 이해하면서, 동료들과 함께 성장하면서, 나로부터, 또 존경하는 사람들로부터 credit을 얻으면서 없애보겠다!
당신 앞에 세상은 하나의 좁은 길이 아니라 들판처럼 열려 있고, 당신이 보아야 할 것은 보이지 않는 어딘가의 목표점이 아니라 지금 딛고 서 있는 그 들판이다. 발아래 풀꽃들과 주위의 나비들과 시원해진 바람과 낯선 풍경들.
이제 여행자의 눈으로 그것들을 볼 시간이다.
혼자만으로는 결코 해낼 수 없는 일이었다. 실패를 통해 노력을 구체화시켰기 때문에, 구체화시키려고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기 때문에, 어렵지만 결과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그 대신 나의 시행착오를 제대로 경험하고자 했기 때문에, 서로를 응원하고 응원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achievement이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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